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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of Yuldo · Episode 27 · Korean original

남은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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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original · English translation is not yet avail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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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의 지붕이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는 물결에 따라 길어졌다 줄어들던 선이었다. 이제 기와 한 장의 끝까지 또렷했다. 지금의 수로 위에, 여기에 없는 집의 지붕이 겹쳐 있었다.

작업자가 내 팔을 짚었다.

“붙었습니다.”

나는 양쪽 시설을 봤다. 안쪽의 쇠턱이 모두 내려간 상태였다. 조종실 아래에서 낮고 긴 소리가 났다.

이것이 완전 고정의 시작이었다.

이 상태가 한 시간 넘게 이어지면, 저 지붕이 보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곳의 날과 얽힌 실제 역사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지붕 아래에는 작은 창도 있었다. 지금 우리 주위는 밤인데 그 창에는 낮의 볕이 걸려 있었다. 다른 날의 빛이 오늘의 물 위에 놓여 있었다.

나는 지붕에서 눈을 떼고 오늘의 발판을 봤다. 옆의 작업자가 내 소매를 잡았다. 그가 기대고 있던 줄이 더 낮아지고 있었다.

그가 물시계의 시작 눈금에 쇠쪽을 걸었다. 저 표시부터 한 시간. 아직 막을 수 있었다.

물가에서 이순신의 깃발이 움직였다. 그는 같은 징후를 보고 시작을 알렸다.

“서두릅시다.”

내가 말하자 작업자가 앞의 발판을 가리켰다.

“서두르되 저 줄부터 봐야 합니다.”


버팀줄은 아까보다 낮게 당겨져 있었다.

조종실 밑을 지나 안쪽 통로를 받치는 줄이었다. 우리가 처음 들어오기 전에 위치와 걸쇠를 봐 두었던 것. 지금은 걸쇠가 한 칸씩 밀리고 있었다.

나는 위로 올라가려던 발을 거뒀다.

“그대로 두면요?”

“길이 조입니다. 안쪽에 사람이 남았으면 못 나옵니다.”

작업자가 답했다.

나는 줄에 몸을 걸었다. 손으로만 당기지 않고 허리에 걸어 뒤로 디뎠다. 작업자도 옆에서 같은 방향으로 힘을 주었다.

걸쇠가 더는 밀리지 않았다.

어깨에 무거운 힘이 실렸다.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손바닥이 줄을 따라 조금씩 끌려갔다. 천이 손 안에서 구겨졌다.

받침에 다시 걸면 고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팽팽해서 들 수 없었다. 힘을 나눠 받을 사람이 더 필요했다.

나는 서쪽 신호를 봤다.

아직 준비됐다는 불빛이 올라오지 않았다.

마음을 재촉하면 불이 빨리 켜질 것 같았다. 내가 여기서 언제까지 버티고 있는지 알기나 할까 싶었다. 그 생각이 올라오자 배에서 바리데기가 한 말이 떠올랐다.

늦는다고 우리가 안 움직이는 건 아닐 테니, 조금 믿어 주세요.

나는 줄을 고쳐 걸었다.


발판 아래에서 사람이 올라왔다.

바리데기가 맡은 길과 조종실 사이를 오가기로 한 현지 전달자였다. 그는 숨을 고르기 전에 먼저 말했다.

“안쪽에 두 분이 늦었습니다. 받침 밑에서 다친 분을 옮기고 있습니다. 바리데기 씨가 돌아가는 중입니다.”

나는 그가 가리킨 방향을 봤다. 여기서는 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뛰어가면 더 빨라질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내 몸을 따라 버팀줄이 떨렸다.

내가 줄을 놓으면 다친 사람부터 끼일 것이다. 뛰어 내려갈 길을 보던 눈을 거뒀다.

“이 줄을 고정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내가 전달자에게 말했다.

그는 내 뒤에서 줄의 남은 끝을 받았다. 세 사람이 되자 힘을 조금씩 옮길 수 있었다. 작업자가 받침을 고쳤다.

나는 고개를 돌려 조종실을 봤다.

위쪽 문 안에 사람이 움직였다. 나루지기였다. 그는 아래를 한 번 봤지만 우리에게 내려오지는 않았다. 안쪽의 다른 손잡이에 몸을 기울였다.

“저건 무엇입니까?”

내가 작업자에게 물었다.

“가운데를 다시 잠그는 쪽입니다. 저기까지 걸리면 풀기 더 어려워집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쪽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지금 줄을 놓을 수는 없었다.

“거기서 손 떼십시오!”

내가 외쳤다. 나루지기는 들었을 텐데도 손잡이를 놓지 않았다. 허리에 걸린 줄이 또 파고들었다. 저 사람은 내가 올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달자가 내 몫을 조금 더 받았다. 작업자는 낮은 받침을 옮겼다. 저기 걸어 놓으면 두 사람이 버틸 수 있다고 했다.

그때 위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길동 씨, 그 손으로 무리하지 마십시오.”

나루지기였다. 내 손 쪽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저 얼굴에 대고 괜찮다고 답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럼 손잡이를 놓으십시오.”

나는 그를 똑바로 올려다봤다.

“여기 사람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는 손잡이를 놓지 않았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쇠가 다시 끌리고, 줄이 내 허리를 조였다.

입에서 욕이 나올 뻔했다. 아픈 손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정작 그 손을 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잠깐 더 받아 주십시오.”

두 사람이 무게를 받는 동안 말려 들어간 천을 폈다. 다시 댄 손바닥이 화끈거렸다. 나루지기에게 무엇을 더 외치면 손을 놓을까 생각했지만, 그가 기다리라는 말만 하는 동안 물시계는 차오르고 있었다.

아래에서 등불 하나가 움직였다. 잠깐 멎었다가 다시 물가로 향했다. 바리데기인지 다른 사람인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 저 아래에서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위를 향해 벌렸던 입을 다물었다. 곁의 작업자에게 물었다.

“저 받침에 걸면 제가 올라가도 됩니까?”

“예. 여기서는 저희 둘이 받습니다.”

전달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손을 고쳐 쥐었다. 저 사람의 마음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했다.


줄을 들 때 다리가 떨렸다.

분신 둘이 해낸 몫까지 이미 몸에 남아 있었다. 한 사람 더 세워 대신 잡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남은 힘으로 새 몸을 만들어 놓고, 곧바로 또 버틸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기름 묻은 밑창이 미끄러지자 두 사람이 나를 받쳤다. 전달자와 내가 줄을 버티는 동안 작업자가 뒤꿈치에 쐐기를 대 주었다. 이번에는 그가 셋을 세자 함께 줄을 들어 올렸다.

줄이 받침에 걸렸다. 두 사람이 남은 끝을 감고 걸쇠까지 고정한 뒤에야 나는 손을 폈다. 허리에 걸린 부분을 빼자 숨이 길게 새어 나왔다.

“여기서 더 조이면 불러 주십시오.”

내가 말했다.

“먼저 위를 막으세요.”

작업자가 답했다.

작업자가 쐐기를 빼 주었다. 나는 물병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손이 떨려 조금 흘렸다. 그 물기를 옷에 닦고 칼집을 고쳐 맸다.

나루지기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지 길게 준비할 시간은 없었다. 손잡이를 다시 잠그지 못하게 하는 것. 지금은 그것부터였다.


계단은 높지 않았지만 길게 느껴졌다.

나는 난간을 짚고 올라갔다.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불빛이 보였다. 서쪽 둑의 불은 아직 낮았다. 동쪽에는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가 올라와 있었다.

한쪽만으로는 끊을 수 없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위로 갔다. 벽의 물시계는 아직 끝 눈금에 훨씬 못 미쳤다. 그래도 줄을 버티고 올라오는 동안 높이가 달라져 있었다. 내가 움직이는 사이에도 시간은 줄어들었다.

조종실 문턱 앞에 다다르자 나루지기가 몸을 돌렸다.

“여기까지 왔군요.”

그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지쳐 있었다. 손에는 기름과 흙이 묻어 있었다. 처음 만난 밤 다쳤던 손에는 새 천이 감겨 있었다.

나는 그 천을 보고 물에 잠기는 문을 함께 받쳤던 밤을 떠올렸다. 그때는 같은 문을 붙들었는데. 나루지기를 부르려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왔다.

“손잡이에서 떨어지십시오.”

내가 말했다.

그는 손을 떼지 않았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됩니다.”

나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의 바닥은 낮은 발판보다 단단했다. 가운데로 큰 바퀴와 걸쇠가 있었다. 루크의 그림에서 본 순서대로 놓여 있었다.

벽에는 나무틀 너머의 풍경이 비쳤다. 연이 보았던 마당과 닮은 담이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는 연이 없었다.

“떠나려는 사람들을 가두셨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미 나왔잖습니까.”

그의 대답에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저희가 꺼냈습니다.”

나루지기의 눈이 잠깐 흔들렸다. 그러고는 손잡이를 몸 쪽으로 당겼다.

나는 두 걸음에 달려가 그 사이에 칼집을 밀어 넣었다.

나무와 쇠가 부딪쳤다. 손잡이가 끝까지 내려가지 못했다. 나는 칼집의 단단한 부분을 받침에 대고 그의 팔을 막았다.

그가 내 눈을 봤다.

“정말 이걸 끊을 겁니까?”

“예.”

나루지기가 발을 옮겼다. 내 시선이 칼집에 가 있는 사이, 낮은 쪽 손잡이로 가려는 움직임이었다. 나는 그 앞에 발을 넣었다.

문밖에서 전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줄 버팁니다!”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이제 그 자리는 내가 아니라 그들이 맡고 있었다.

내 앞에는 문을 다시 잠그려는 한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의 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시 내려가려는 손잡이가 내 팔에 걸려 있었다.

End of episode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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