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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of Yuldo · Episode 18 · Korean original

연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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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original · English translation is not yet avail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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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지 않을래요.”

연이 말했다.

주방에는 아직 빈 그릇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루지기는 잘못 들었다는 듯 딸을 봤다.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다. 네가 얼마나 아픈지 내가 안다.”

“알아요. 아버지도 힘드셨죠.”

연이 빗을 싼 천을 폈다. 그녀는 빗을 탁자 위에 놓지 않고 손에 쥔 채 말을 이었다.

“그런데 다친 다음에도 제 날은 있었어요.”

나루지기의 입이 조금 벌어졌다.

“여기 와서 처음 돈을 받은 날도 있고, 혼자 창고를 맡았다가 틀려서 혼난 날도 있어요. 그날들이 다 좋았다는 말은 아니에요.”

연이 숨을 골랐다.

“아픈 날은 지금도 싫어요. 낫게 할 방법이 있다면 계속 찾고 싶고요. 하지만 그 뒤에 산 저를 없애는 건 다르잖아요.”

나루지기는 손을 내밀었다. 연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빗을 건네지는 않았다.

“없애는 게 아니다. 돌려주는 거다.”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저한테요, 지금 여기 있는 저한테요?”

그 물음 뒤에 아무도 말을 잇지 못했다.

연이 빗을 쥔 손을 무릎 위로 내렸다. 나는 나루지기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주방에서 그릇 부딪치는 소리만 났다.


나루지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가 나서 탁자를 치거나 딸에게 고함을 지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물이 든 잔을 연 가까이 옮겨 놓았다.

그 작은 행동 때문에 나는 마음을 놓을 뻔했다.

“조금 쉬어라. 나중에 이야기하자.”

연은 아버지를 불렀다.

“제가 한 말은 피곤해서 한 게 아니에요.”

나루지기는 멈췄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잠깐 뒤 문을 나갔다.

나는 그를 따라 물가로 내려갔다. 정도전도 함께 왔다. 상류행 배 옆에서 호위 둘이 짐을 확인하고 있었다. 창고에서 우리를 붙잡았던 사람들이었다. 옆의 일꾼이 두 사람은 어제 돌아왔고, 오늘은 나루지기를 모시고 간다고 했다.

“사람을 새로 보내는 일은 멈추기로 했습니다.”

내가 말했다.

“멈췄습니다. 보시다시피 배에 주민은 없습니다.”

나루지기가 답했다. 배에는 부품과 일할 사람만 있었다.

정도전이 그의 앞에 섰다.

“상류 본 수문을 여는 일에도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소. 다른 이들의 역사까지 바뀌는지 아직 답을 못 들었소.”

“그 답은 제대로 맞춘 뒤에 볼 수 있습니다.”

“맞추고 난 뒤 되돌릴 수 없으면요?”

내 물음에 나루지기는 나를 오래 봤다.

“길동 씨도 돌아갈 곳이 없어서 이곳에 온 것 아닙니까.”

나는 말을 잃었다.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 곳으로 보내는 대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날을 되찾게 하자는 겁니다.”

“누가 기다리는지 본인이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간신히 답했다.

“여기서 동생에게 간 분처럼요. 지금 갈 길부터 열어 두십시오.”

나루지기의 눈이 그 여자가 떠났던 언덕으로 향했다.

“길동 씨가 한 분씩 다른 길을 찾아 주면, 나중에는 이곳에 아무도 남지 않겠지요.”

그가 수레가 지나간 길을 짚었다.

“그렇게 하나씩 흩어지면 나중에 데려갈 수가 없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배보다 먼저 서쪽을 봤다.

그가 이어 말했다.

“아무 데나 가서 다시 잃게 둘 수는 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됩니다.”

그건 우리에게 건네는 부탁이 아니었다.


서쪽 길에서 누군가 뛰어왔다.

“다시 이쪽으로 나옵니다!”

나무를 나르던 일꾼이었다. 그는 같은 길을 세 번 걸었는데 매번 마른 나무 앞에 돌아왔다고 했다. 뒤에는 장을 보러 가던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나는 며칠 전 바리데기와 걸었던 길을 떠올렸다. 갈라진 가지, 낮은 발판, 반대편 선착장. 그때는 분명 다른 쪽으로 나왔다.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내가 나루지기에게 물었다.

그는 일꾼에게 천천히 숨을 쉬라고 했다.

“서쪽 출구를 붙들어 뒀습니다. 멀리 흩어지지 않도록.”

정도전의 얼굴이 굳었다.

“그 안에 오가던 사람들이 있소.”

“알고 있습니다.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다치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제자린데 어떻게 벗어나지 말라는 겁니까?”

내가 한 걸음 다가갔다. 호위가 손을 들며 사이에 섰다.

나루지기는 호위에게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다.

“본 수문을 열면 제대로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때까지만 기다리게 하면 됩니다.”

처음 만난 밤, 물에 잠기는 문틀을 놓지 않던 손이 떠올랐다. 그 손이 지금 다른 출구를 닫고 있었다.

나루지기는 서쪽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거기 사람이 남았다는 말을 듣고도.

나는 그의 손목을 붙잡으려 했다. 정도전이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서쪽에 먼저 가시오. 얼마나 갇혔는지 알아야 하오.”

“이대로 보내면…….”

“여기서 막다가 안쪽을 놓칠 수 있소.”

그의 시선이 달려온 일꾼에게 향했다. 사내는 아내가 아직 길 안에 있다고 했다. 말끝에 숨이 찼다.

나는 주먹을 폈다. 호위의 어깨 너머로 나루지기가 배에 오르는 것이 보였다. 한 번 뛰면 잡을 수 있을 듯했다. 그때 일꾼이 내 소매를 붙들었다.

“아내가 길을 잘 못 찾습니다.”

내 앞의 사내도 손을 놓지 않았다. 저 배를 보내면 더 큰 일이 생길 텐데, 이 사내를 뿌리치고 달려갈 수는 없었다.

내 소매가 당겨졌다. 사내가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배에서 등을 돌리고 서쪽으로 달렸다.

소식을 전하러 온 사내가 뒤따라오려 했다. 몇 걸음도 못 가 숨을 헐떡였다. 나는 잠깐 멈춰 그의 팔을 받쳤다.

“안에 계신 아내분은 어디서 마지막으로 봤습니까?”

“마른 나무 뒤요. 저는 사람을 불러오겠다고 먼저 왔는데, 따라 나올 줄 알았는데…….”

그는 자기가 먼저 나온 것을 자꾸 설명하려 했다. 나는 그 말을 끊지 않고 듣다가, 아내의 옷차림을 물었다.

남색 치마에 짐보 하나. 그가 나온 뒤 안에 남은 사람은 아홉이었다. 마른 나무 근처에 일곱, 더 안쪽의 작업장으로 잠깐 들어간 부부 둘. 나는 숫자를 다시 확인했다.

“같이 들어가면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계셔 주십시오. 나오는 분들을 알아봐 주셔야 합니다.”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내를 두고 자기 혼자 안전한 곳에 남으라는 말로 들렸을까 싶었다.

나는 그가 잡은 내 팔을 내려다봤다.

“누가 나왔는지 아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저는 아내분 얼굴도 아직 못 봤습니다.”

그가 마침내 손을 놓았다. 이름을 알려 주고는 그 자리에 남았다. 나는 그 이름을 잊지 않으려고 두 번 되뇌었다.

주방 앞에서는 사람들이 상류행 배를 보고 있었다. 나루지기가 어디로 가는지, 길은 언제 열리는지 묻는 목소리가 겹쳤다. 자청비가 내 쪽으로 뛰어왔다.

“마실 물 가져가요. 제가 바깥에 남아서 길 받칠 사람을 모을게요.”

나는 물병을 받았다. 그녀는 서쪽 길을 살피러 갈 것인지 묻지 않았다. 이미 그쪽으로 향하는 내 몸을 보고 자기가 도울 일을 골랐다.

“손 아끼라는 말이에요. 줄 잡아 줄 사람은 저도 데려올 테니까.”

그녀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나는 줄을 허리에 둘러 감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의 사람을 택했어도 마음 한쪽은 떠나는 배에 붙들려 있었다. 그것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 손에 잡은 물병과 줄을 먼저 챙겼다.


바리데기가 먼저 길목에 와 있었다.

연은 그 옆에서 작업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고정했는지 묻고 있었다. 그녀의 지팡이 끝에 진흙이 묻었다.

“안에 아홉 사람이 있어요. 들어갈 때는 반대편 선착장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연이 말했다.

“지금 나오는 길은요?”

“이쪽으로 가까이 온 사람 하나만 빠져나왔어요. 안쪽에 있던 사람들은 같은 데를 돌아요.”

바리데기는 길 위의 발자국을 봤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기다렸다.

“제가 며칠 전에 걸은 길하고 같지 않아요.”

그녀는 연에게 안쪽 장치로 들어가는 길을 물었다. 연이 지팡이로 담 밑을 가리켰다. 서쪽 장치의 작업용 통로였다.

작업자가 고개를 저었다.

“한쪽만 풀면 안 됩니다. 문 안에 있던 게 눌릴 수 있어요.”

내 주머니에 눌린 나무쪽이 있었다. 어제 시험으로 확인한 바로 그것이었다.

나는 당장 부수겠다는 말을 삼켰다.

이순신이 물가를 돌아왔다. 그는 반대편 선착장으로 접근할 작은 배를 구하고 있었다. 길이 막혔어도 물길 전체가 함께 닫힌 것은 아니었다.

“안에서 이쪽으로 나올 곳을 찾으면 내가 받겠네.”

그가 말했다.

바리데기가 나를 봤다.

“함께 들어갈래요? 제가 아는 길이 어디서 어긋났는지 봐야 해요.”

나는 떠나는 배 쪽을 한 번 더 봤다. 바리데기는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갑시다. 돌아오는 길은 부탁합니다. 사람을 건너게 하는 일은 제가 맡겠습니다.”

내가 말하자 바리데기가 물병 하나를 더 내 허리에 걸었다.

“그럼 전 앞에 설게요.”

연이 작업자를 붙들었다.

“들어가는 분들께 안쪽을 알려 주세요. 전 바깥에서 받는 일을 할게요.”

사내는 잠깐 주저하다가 짧은 등불을 들었다.

멀리 배가 물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리자 상류행 배가 작은 깃발을 달고 떠나고 있었다. 나루지기는 뱃머리 쪽에 서 있었다.

연은 그쪽을 보았다가, 길 안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다시 몸을 돌렸다.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가지 않았다.

주방에서 일하던 여자가 연에게 짐을 맡겼다. 연은 잠깐 품에 안았다가 받을 곳을 가리켰다. 아버지가 떠난 자리에서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나는 바리데기와 작업자 뒤에서 줄을 풀었다. 한쪽을 바깥에 묶고 남은 길이를 둘둘 감아 들었다. 줄만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배웠다. 그래도 돌아온 자리를 알기 위해 남길 수 있는 것은 남겼다.

서쪽 길로 첫발을 들였다.

바람이 잠깐 얼굴을 스쳤다. 마른 나무의 갈라진 가지가 왼쪽으로 보였다. 우리는 그 나무를 지나 앞으로 걸었다.

조금 뒤, 같은 가지가 다시 왼쪽에서 나타났다.

내가 방금 밟고 지나온 젖은 발자국이 그 아래에 있었다.

End of episode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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